봄에 보내는 편지

음악을 사람들과 나누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해왔다. 우선 사람들이 나를 알아야 내 음악도 들을 수 있으니 유튜브 채널에 잘 알려진 찬송가와 재즈 스탠다드 연주를 올렸고 감사하게도 꾸준히 듣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존의 좋은 곡들을 나의 방식으로 해석해서 아름다운 연주로 만들어본다. 원곡을 최대한 살려서 과한 편곡은 하지 않지만 동시에 지루하지 않도록 나만의 작은 음악적 흔적을 남기고, 녹음과 녹화를 할 때는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고 오직 음악 앞에서 진실하고 자유롭게 연주하려고 한다.

세상에 이미 존재하는 곡들을 내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것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때, 마음을 어찌할 수 없을 때면 피아노 앞에 앉아 곡을 쓰게된다.

이번 봄에 발매한 싱글 Spring Letters 는 희망에 대한 두 개의 자작곡을 솔로 피아노로 연주한 음원이다. 유튜브를 위한 연주를 녹음할 때와 같은 세팅으로 집에서 녹음한 후 엔지니어가 간단한 믹스와 마스터를 했고, 처음으로 직접 art work을 만들어봤다.

Wish You Well 은 생각지 못한 이별을 맞이했을 때의 먹먹한 감정과, 멀리 있지만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Monk의 발라드처럼 마냥 서정적이지만은 않은 담담한 느낌을 담고 싶었다.

Still Hope 는 어느 토요일 밤 남편이 밤새 가족들 모르게 아파하다가 혼자 응급실에 가서 입원했을 때 쓴 곡이다. 속상한 마음과 걱정되는 마음을 접어두고 주말동안 아이들을 챙기고 속으로 기도만 하다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후 평소처럼 피아노 앞에 앉았다. 복잡한 마음에 연습을 할 수가 없어서 마음 가는 대로 감정을 건반에 쏟아보았다. 평소에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단순하게 퍼져나가는 모티브를 시작으로 차분하게 이야기를 시작하며 괜찮을거라는 희망을 음악을 통해 표현해봤다.

기나긴 겨울을 지내고 봄이 오면, 봄처럼 다시 생명력이 넘쳐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길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변하는 계절과 달리 인생의 시절이 비록 아직 겨울에 머물러있을지라도, 반드시 봄은 올 거라 믿는다. 내게 위로가 되었던 이 곡들이 듣는 분들의 마음에 닿아 인생의 봄이 오기를 바라는 편지를 피아노에 실어 보내본다.

Next
Next

Going Home Release Note